1. 고전 물리학

과거 뉴턴역학을 기초로 했던 물리학은 기본적으로 현재의 상태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고 자연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물리법칙을 인지하고 있으며, 그 물리법칙을 나타내는 방정식을 통해 답을 구할 수 있다면, 미래에 일어날 현상에 대한 정확한 예측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이는 곧 자연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은 철저하게 인과법칙을 따른다는 것을 의미했다.


2. 새로운 이론 - 양자 물리학

하지만 양자 물리학이라는 새로운 이론의 등장과 함께 뉴턴역학의 이러한 믿음은 깨어졌다. 슈뢰딩거 방정식에 대입하여 미래를 예측해보면 방정식의 대한 답은 하나가 아닌, 여러 개가 존재했던 것이다. 이는 곧 동일한 상태에서 출발하여 동일한 물리법칙이 적용되더라도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였다. 이러한 논리가 사실이라면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지를 예측한다는 것이 사실상 가능한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코펜하겐 해석에서는 이러한 문제에 대해 새로운 시각으로의 접근을 시도했다. 여러 가지 다른 상태가 가능한 입자의 상태는 중첩적으로 여러가지 상태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입자의 상태를 구하기 위해 슈뢰딩거 방정식을 적용하였더니, 그 답이 각각의 에너지를 가지는 입자의 상태를 나타내는 형식으로 표현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이 입자가 각각의 에너지를 가질 확률을 계산해낼 수 있고, 그 에너지에 대한 기대값을 구할 수 있다. 이처럼 양자 물리학에서 확률이 적용되는 이유는 입자가 실제로 어떤 상태에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측정을 하면, 입자의 상태는 두 상태가 중첩된 상태에서 하나의 상태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즉 측정하는 순간 확률이 붕괴하여 입자는 특정한 하나의 상태로 확정된다. 이러한 사유로 양자 물리학에서는 고전 물리학과 다르게 확률과 기대값으로 결과를 나타내게 되었다.


3. 슈뢰딩거의 고양이

코펜하겐 해석에서 제시한 양자 물리학에 대한 해석을 수용할 수 없었던 아인슈타인과 슈뢰딩거는 양자 물리학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후, 1935년에 코펜하겐 해석을 반박하는 사고실험 두 가지를 제안했다. 한가지는 아인슈타인, 포돌스키, 로젠이 제안한 것으로 이름의 앞글자를 따 EPR패러독스로 부르는 사고실험이고, 다른 하나는 슈뢰딩거가 제안한 슈뢰딩거의 고양이 실험이였다. 슈뢰딩거는 1935년에 <자연과학> 이라는 잡지에 해당 내용을 발표했다.

슈뢰딩거의 고양이 사고실험 내용은 고양이 한 마리가 철로 만들어진 상자 안에 갇혀있다고 가정하는 것에서 부터 시작한다. 이 상자 안에는 방사선을 검출해낼 수 있는 거이거 계수관과 미량의 방사성 원소가 같이 들어있다. 방사성 원소의 양은 매우 적어서 한 시간 동안 한 개의 원자가 붕괴하거나 붕괴하지 않을 확률 각각 50% 이다.

만약 방사성 원소가 붕괴하면 가이어 계수관이 방사선을 감지하게 되고, 그와 동시에 자동적으로 망치가 고양이에게 치명적인 시안화수소산이 들어있는 병을 깨트리게끔 설계되어있다고 가정한다.

이러한 상태에서 1시간동안 상자를 방치해두면 고양이의 상태에 대해 어떤 상황이 발생하게 될지가 슈뢰딩거가 제안한 사고실험이다.

양자물리학에서는 고양이의 상태를 나타내는 파동함수는 살아있는 상태에서의 파동함수와 죽어있는 고양이를 나타내는 파동함수의 중첩으로 나타난다. 즉 상자 안의 고양이는 죽어있는 상태와 살아있는 상태가 혼합된 상태라는 것이다. 그러나 상자를 열어 고양이의 상태를 확인하는 순간 고양이는 살아 있는 상태 또는 죽어있는 상태로 확정된다는 것이다. 

이 사고실험은 실제 존재를 나타내는 모호하고 흐릿한 모델을 사실로 받아들이지 않게끔 한다. 이 사고실험의 목적은 코펜하겐 해석이 가지고 있는 명백한 오류를 명확히 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였다. 어떠한 관측자도 여러가지 상태가 중첩되어 하나로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명백히 알고 있는 상황에서 사고실험 속의 고양이가 여러가지 중첩된 상태로 존재한다는 것은 명백한 오류라는 것이다. 


4. 코펜하겐 해석

반복된 얘기지만 코펜하겐 해석에 따르면 여러가지 상태의 중첩으로 표현되는 체계는 측정이 실시되는 순간 하나의 상태로 확정되어 나타난다. 그러므로 상자를 확인하기 전까지의 상자 안의 고양이는 죽은상태와 살아있는 상태가 동시에 존재한다고 볼 수 있고, 상자를 열어 확인하는 순간 그 두가지 중 하나의 상태로 확정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설명만으로는 슈뢰딩거나 아인슈타인을 설득시킬 수 없었다. 코펜하겐 해석에서는 최초에 관측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가 더욱 복잡하게 보였다. 

결국 슈뢰딩거의 고양이 사고실험을 통해 양자 물리학에서 관측이 가지는 의미를 한번 더 생각하게끔 하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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