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상대론적 양자역학

1910년대 아인슈타인 혼자 힘으로 완성된 상대성이론으로 시작된 양자역학은 당시의 거의 모든 물리학자들이 참여한 집단적 연구체제를 통해 불명확했던 부분에 대한 논쟁을 마치고 완성단계로 접어들고 있었다.

특히 1926년 양자역학의 기본 방정식인 슈뢰딩거 방정식이 발표되면서 과학자들은 기존의 상대론과 양자역학을 결합하는 문제를 놓고 고심하게  되었다. 슈뢰딩거 방정식은 입자의 크기가 매우 작은 양자세계를 다루지만, 입자가 빛의 속도에 비해 천천히 움직일 때만 적용되는 한계점을 안고 있었다. 이 때문에 빛의 속도에 가까운 빠른 입자에 대한 연구에는 새로운 이론과 해석이 필요했다.

이 문제에 대해 영국의 물리학자 디락은 새로운 방정식을 제안했고, 이 방정식을 통해 힘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움직이는 전자 하나가 만족시켜야 할 기본 요소를 확립했다. 이를 디락의 방정식이라 부른다.


2. 디락의 방정식

디락은 방정식을 만들면서 방정식에 단순한 숫자나 함수를 사용하지 않고, 행렬을 활용하는 방식을 채용한다. 해당 행렬은 4차원 정방행렬로서 디락 행렬이라고도 부른다. 

아인슈타인에 상대론에 듸하면 물체가 정지한 상태에서 가지는 에너지는 E=mc2 이다. 그리고 이 물체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정지 에너지에 운동에너지가 더해져야 하므로 에너지는 항상 mc2 보다 크거나 같아야 한다. 따라서 디락 방정식을 통해 나온 결과와 상대론을 대입해보면 일치하는 결과가 나온다.

하지만 디락의 두번째 방정식을 적용하면 에너지 값이 음수가 나와 쉽게 이해할 수 없는 결과가 나오게 된다. 디락은 에너지 값이 음수가 나오는 문제에 대해 포기하지 않고 다시 연구하기 시작했다.

디락의 두번째 방정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파울리의 배타원리를 먼저 이해해야한다. 이에 의하면 전자는 한가지 상태에서 두개가 같이 존재할 수 없다. 즉 같은 위치에 여러 개의 전자가 모여있을 수 없다는 뜻이다. 좀 더 쉽게 얘기하면 특정한 한 장소에 여러 명의 사람이 몸을 겹쳐 같이 존재할 수 는 없다는 의미이다.

이와 함께 보어의 원자모형에 등장하는 원자에서 빛이 발생하는 과정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

이러한 논리를 정리하면, 전자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에너지보다 낮은 에너지 상태가 비어있는 것을 발견하면 순식간에 그 낮은 에너지 상태로 떨어져버린다는 것이다. 쉽게 설명하면 높은 공중에 떠있는 물체는 당연히 땅으로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그리고 처음과 나중의 에너지 차이만큼의 빛이 발생하게 된다. 이는 불꽃이 보이는 원리와 같은 이치이다.


3. 디락 방정식의 원리

파울리의 배타원리에 의하면 한 상태에 여러 개의 전자는 존재할 수 없다. 따라서 무한히 많은 전자들은 무한히 많은 음의 에너지 상태 중에서 일부의 상태에만 들어가 잇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상태마다 하나씩 그리고 남김없이 모든 상태를 가득 채우게 된다. 마치 바닷물이 바다를 가득 채우고 있는 것과 같이 음의 에너지를 가진 전자가 온 우주를 가득 채우고 있는 형상이기 때문에 물리학자들은 이를 디락의 바다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렇게 모든 음의 에너지 상태가 전자들로 가득 채워진 상태는 에너지가 가장 낮은 상태이기도 하다. 아무 것도 없으면 에너지가 0이지만 음의 에너지를 가진 전자가 늘어날 수록 에너지는 점점 낮아지고 결국 음의 에너지 상태가 가득 차면 우주 에너지는 마이너스 무한대가 되어 최저의 상태가 되는 것이다. 디락은 이러한 상태가 우주의 진공상태라고 생각했다. 즉 디락에 의하면 진공이란 아무것도 없는 0의 상태가 아닌 음의 상태라는 것이다.

디락은 여기서 한번 더 나아갔다. 만약 모든 음의 에너지 상태인 전자로 가득 차고도 전자가 하나 남으면 어떻게 되는가? 파울리의 배타원리에 따르면 그 마지막 전자는 당연히 양의 에너지를 가질 수 박에 없고, 그렇게 음의 에너지가 아닌 양의 에너지를 가지고 움직이는 전자들을 우리는 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전자가 하나가 아니고 무수히 많다면 이들이 우주의 원자를 만들고 분자를 만들어 생명체를 만드는 것이다.


4. 디락의 바다

디락은 음의 에너지 전자로 가득 채워진 우주의 진공상태, 즉 디락의 바다에 빛을 쏜다고 가정했다. 그렇게 되면 음의 어네지를 가지고 있던 전자 중 하나가 빛을 흡수하고 양의 에너지 상태가 된다. 그러면 음의 에너지 상태는 구멍이 생긴다. 디락은 이 구멍의 에너지는 어떤 값을 관측될지를 연구했다. 음의 에너지가 비었으니 음의 부호가 두번 겹침으로 인해 이 구멍은 기존의 진공상태에 비해 양의 에너지를 가진다. 원래 그 자리에 있던 전자는 음전하를 가지고 있었으나 음 전하가 없어지면서 양전하가 된다. 결국 빛을 쏘아 발생한 구멍은 전자와 질량이 같고 에너지도 같으며, 전하는 전자와 크기가 같고 부호만 반대인 입자로 보이게 되는 것이다.

디락의 바다에서 발생한 구멍을 양전자라 부른다. 이 양전자가 바로 반입자 즉 반물질의 하나이다. 반물질은 디락의 추론을 통해 가상적인 입자로 처음 도입되게 된다.


5. 반물질

이러한 디락의 연구로 양전자가 발견되면서 반물질은 우주에 실제로 존재하는 물질이 되었다. 전자의 반입자인 양전자 뿐 아니라, 모든 기본입자에 반입자가 존재한다. 양성자나 중성자를 구성하는 기본 입자인 쿼크도 그의 빈입자인 반쿼크가 존재하고, 중성미자, 뮤온, 타우온 등 여러가지 기본 입자들도 개별의 반입자를 가지고 있다. 

전기적으로 중성인 입자 중에 특정 입자는 본인 스스로 반입자가 되기도 한다. 광자가 그러한 경우이다. 이렇게 우리가 보는 세계를 구성하는 입자들의 반입자를 반물질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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