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주 팽창론

고대 신학이나 철학의 영역에서 존재하던 우주론은 뉴턴의 중력이론과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 등이 등장하면서 과학의 영역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뉴턴과 아인슈타인은 우주가 무한하고 정적인 상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러한 우주론은 벤틀리의 역설, 올버스의 역설 등에 의해 부정되었다. 

뉴턴이 만유인력법칙을 발표하자 리처드 벤틀리는 뉴턴에 편지를 보내, "만약 중력이 인력으로만 작용하게되면 우주 안의 모든 것을은 서로를 끌어당겨 우주가 붕괴될 것" 이라며 뉴턴의 만유인력법칙이 가지는 한계점을 지적했다.

올버스의 역설은 밤하늘이 어두운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의문으로 시작되어, 우주가 무한하고 별들이 고르게 분포되어있다면, 어떤 방향에서 하늘을 보더라도 무한히 많은 별들이 보여야 하며, 이에 따라 밤하늘이 어두울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이 두가지 역설은 물리학자와 천문학자들의 풀리지 않는 문제였다.

이후 1912년 베스토 슬라이퍼는 은하들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지구로부터 멀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뉴턴이나 아인슈타인이 생각했던 정적인 우주 모델이 틀리다는 사실을 처음 발견한 것이다.

허블은 이러한 이슈를 철저하게 파헤치기로 결심하고 하늘의 24개 은하를 관측하여 멀리 있는 은하일 수록 더욱 빠른 속도로 멀어진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은하가 멀어지는 속도는 거리에 비례한다는 공식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2. 빅뱅이론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관측사실로부터 도출되는 우주론은 우주가 시간이 감에 따라 진화해왔다고 생각하는 진화우주론이다. 반면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고 가정하더라도 처음으로 우주의 팽창이 시작된 특정한 시점이 있고 이 점으로부터 우주가 폭발적으로 팽창했다고 주장하는 것이 빅뱅이론이다. 가모브가 주장한 빅뱅이론은 우주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원소가 수소와 헬륨이라는 사실에 기초하여 우주에 존재하는 원소들의 존재량을 정확하게 설명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렇게 한동안 고무적이였던 빅뱅이론은 곧 큰 문제를 마주하게 된다. 가모브는 빅뱅 시점에서 수소로부터 모든 원소들이 합성된다고 주장했지만, 이후 계속된 연구와 실험을 통해 원소의 생성은 헬륨단계에서 멈춰진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또한 우주의 나이에 대한 문제도 있었다. 빅뱅이론은 허블이 발견한 우주의 팽창속도로부터 역산하여 우주의 나이를 추정할 수 있었다. 허블 상수의 역수가 대략적인 우주의 나이라고 할 수 있는데, 허블이 관측한 허블 상수의 값과 이로 인해 추정된 우주의 나이는 18억년이였다. 당시 방사성 연대 측정을 통해 구해진 지구의 나이는 30억 년을 초과하여 우주의 나이가 지구나 행성들의 나이보다 적은 모순이 발견된 것이다.


3. 정상상태 우주론

이러한 문제로 인해 빅뱅이론에 비판적인 자세를 취했던 프레드 호일, 토마스 골드, 헤르만 본디는 정기적으로 모여 연구를 시작했다. 

이들은 우선 허블이 관측한 우주의 팽창은 실제 관측을 통한 명백한 사실이므로 수용했다. 그리고 토론을 통해 우주가 팽창한다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우주의 밀도는 작아지므로 진화하면서도 변화하지 않는 우주모델이 필요했다. 토마스 골드는 우주가 팽창함에 따라 은하 사이의 공간에 새로운 물질이 생겨난다는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처음에는 호일과 본디는 말도 안되는 아이디어라고 생각했지만, 그러한 논리를 우주모델에 적용시켰을 때 모순이 없을 뿐 아니라 넓은 범위의 천문학적 관측사실과 부합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이러한 논리는 우주가 동적이면서도 무한하다는 개념을 적용한 것이였다. 우주가 무한하다면 우주가 2배 3배로 커져도 역시 무한하고, 은하 사이에 물질이 계속 만들어진다면 우주 전체는 변하지 않고 그대로 남아있게 된다. 

이러한 추론을 통해 정상상태이론이 등장하게 되었다. 정상상태이론은 영원하고 정적인 우주를 수정하여, 우주는 팽창하지만 영원하고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는다는 개념이다.

우주가 팽창한다는 사실이 발견되고 우주의 팽창은 중심이 없으며 모든 은하는 서로 멀어지고 있다는 사실로부터 우주에는 특정한 중심이 없고 어떤 방향으로든 동일하다는 우주원리가 지배적 논리가 되었다. 이 원리는 은하와 주변 환경은 우주의 다른 곳과 근본적으로 동일하다는 것으로 우주에는 특정하고 특별한 장소가 없다는 것이였고, 이는 아인슈타인이 일반상태성이론에도 적용한 원리였다.

그런데 정상상태 우주론은 여기서 한단계 더 나아가 우주는 시간적으로 동일하다는 이론을 제시하였다. 이는 우리 주위의 우주가 다른 지역은 우주와 같음은 물론이고 우리 시대가 다른 시대와도 동일하다는 의미이며, 우리는 우주의 특별하고 유의미한 장소에 살고 있는 것도 특별한 시대에 살고 있는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이러한 논리는 시공간 모두에 대하여 대칭성을 주장하는 것으로 완전우주원리라고 부른다.


4. 정상상태 우주론의 과제

정상상태 우주론에 제기되는 첫번째 질문은 새로 생성된 물질은 어디에 존재하는가? 라는 것이다. 호일은 새로운 별과 은하의 생성장소에 대해서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고 했다. 

두번째 질문은 물질은 어디에서 오는가 하는 근원적인 질문이다. 호일은 창조장이 우주 전체에 퍼져 있어서 자발적으로 원자를 창조하고 우주를 같은 상태오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호일은 1세제곱미터의 공간에서 10억년에 수소 원자 1개 정도가 생성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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